제주도, 21일 ‘제주도 식민잔재 청산활동 추진계획 수립연구용역’ 공청회
군사시설 125개, 일본 연호 새겨진 비석 176개, 멸실된 식민잔재 등 확인
역사적 재정립, 성격 규명, 추가 조사, 교육 장소 활용 등 청산활동 필요
군사시설, 일본 연호가 새겨진 비석, 산업시설 등 일제 강점기 식민잔재들이 제주도 전역에 산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일제 식민잔재를 지속적으로 조사, 연구하고 교육, 홍보, 변경, 처분 등의 청산활동을 위한 후속 사업이 요구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1일 오후 제주문학관 대강당에서 ‘제주도 식민잔재 청산활동 추진계획 수립연구용역’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표된 연구용역에서는 지역 갈등과 논란의 소지가 있는 친일인물 관련 조사는 제외됐다.
제주도 내에 산재한 군사시설을 조사한 결과 제주시지역에 64개, 서귀포시지역에 61개 등 총 125개가 확인됐다. 이 가운데 격납고 2개, 동굴진지 9개, 훈련소 2개, 탄약고 1개, 통신시설 1개 등 15개가 국가등록문화재로 등재된 상태다.
국가등록문화재를 제외한 110개 군사시설은 동굴진지 101개, 비행장 4개, 통신대 1개, 도로 1개, 탄약고 1개, 고사포진지 1개, 점호장 1개 등이다.
이와 함께 일본의 연호가 새겨진 비석 176개가 조사됐다. 도내 비석에 새겨진 일본 연호는 대정(大正·일왕 요시히토 시대), 소화(昭和·일왕 히로히토 시대), 두 종류 확인됐다.
일본 연호가 새겨진 비석은 지역별로 제주시는 동지역 6개, 읍·면지역 155개 등 121개, 서귀포시는 동지역 6개, 읍·면지역 49개 등 55개다.
특히 도내 14개 초등학교에 총 59개, 22개 마을에 총 30개의 비석이 소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 학교 건립과 보수, 마을회관 건립 등 당시 교육 진흥과 마을 발전을 위해 재정 지원 또는 토지 제공 등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비석들은 일제 강점기 제주민의 단합과 교육열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사례로 계속 보존하며, 홍보활동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일제 강점기부터 제주도 내 소규모 포구에 건립돼 등대 역할을 한 등명대(燈明臺) 17개소가 확인됐다. 등명대 자체는 어민들의 수요에 의해 건립된 것으로 식민잔재로 볼 수 없지만 일부는 호칭이 일본어에서 유래됐다는 주장도 있어 향후 정명 작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 용역에서는 현재 멸실된 식민잔재로 관공시설 73개소, 산업시설 25개소, 신사 14개소 등 112개소를 조사했다.
연구용역에서는 식민잔재 청산활동 방안으로 지속적인 전수조사와 함께 분야별 안내판 및 표석 설치, 연구기반 조성 확립, 교육 장소 활용, 청산활동 대상 심의·선정 및 청산 등이 제시됐다.
강경희 제주역사문화진흥원 연구원은 “식민잔재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역사적인 성격도 규명해야 하고 추가적인 조사와 연구도 필요하다”면서 “청산활동은 철거하고 폐기하는 것이 아니다. 연구·조사와 교육, 홍보, 변경, 처분 등의 청산활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재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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