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면세등유 가격 1ℓ당 1422원...1년 전보다 54% 급등해
기름값 아끼기 위해 하우스감귤 농가 가온 시기 늦출 지 고심
실내 온도 낮게 유지 고심도...수확 시기 늦고, 가격 하락도 불가피
“각종 원자재값에 인건비까지 크게 상승해 농사 지어도 남는 게 없는 실정인데 면세유 가격마저 급등해 올 겨울 농사가 걱정입니다.”
겨울을 앞둔 제주지역 시설하우스 농가가 면세유 가격 급등으로 근심을 앓고 있다.
기름을 때서 하우스 난방을 해야 하는데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면세유 가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하우스 난방에 사용하는 면세등유 가격은 10일 기준 1ℓ당 1422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925원) 대비 53.8% 높은 가격이다. 628원이었던 2년 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급등했다.
이에 농가들은 면세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구책을 찾고 있지만 마땅한 방법이 없어 걱정이 태산이다.
하우스감귤 산지에서는 당장 면세유 가격 급등으로 인한 파장이 우려된다. 시설 농가들은 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가온 시기를 늦출 지 고심이 많다.
고정훈 표선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소장은 “예년에는 태풍을 피하기 위해 11월에 가온하는 농가가 많았지만 올해는 유가 고공행진으로 경영 압박을 받은 농가들이 가온을 미루는 경우가 늘어날 수 있다”며 “자칫하면 내년 후기 하우스감귤 또는 극조생감귤 출하기(8~9월)에 홍수 출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제주시 아라동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고모씨도 “보통 겨울철 실내 온도를 9도로 해놓지만 올해는 면세유 값이 부담돼 7~8도 선에서 온도를 유지할 계획”이라며 “난방을 하지 않으면 기름값은 덜 들겠지만 수확 시기가 늦어지고 가격도 낮아지기 때문에 고민이 크다”고 밝혔다.
고씨에 따르면 하우스 딸기는 온도가 4~5도로 떨어지면 고사 현상이 나타난다. 올해는 난방비가 부담돼 딸기가 얼지 않는 최소한의 온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수확 시기가 늦어질수록 홍수 출하로 가격이 더 많이 떨어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지자체 차원에서 오는 11월 말까지 1~5월분 농업용 면세유 상승분 차액의 20%를 한시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6~12월 사용분에 대한 지원을 위해 내년도 예산 23억원을 추가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진주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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