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당국, 중상자 19명 중 사망자 더 나올 수도...수색 종료 사고원인 규명나서
압사 사고의 인명 피해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규모 기록 전망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한복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151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30일 오전 10시 기준 사망자 151명(남성 54명·여성 97명), 부상자는 82명(중상 19명·경상 6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피해자 대부분은 10~20대로 나타났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사망자 중 외국인은 19명으로, 국적은 이란, 중국, 우즈베키스탄, 노르웨이 등이다”며 “당초 외국인 사망자는 2명으로 집계됐으나, 한국인으로 분류된 피해자들의 국적이 추가로 확인돼 사망자 수가 늘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중상자 19명 중 사망자가 더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소방당국은 수색은 모두 종료했으며 향후 사고 원인을 밝히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압사 사고는 3년 만에 처음 열린 야외 노마스크 핼러윈에 인파가 몰리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소방당국은 29일 오후 10시15분 최초 신고를 접수했으며 10시43분 대응 1단계를, 11시13분 2단계를, 11시50분 3단계를 각각 발령했다.
핼러윈을 앞둔 토요일인 29일 밤 축제 분위기로 한껏 들떴던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도로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압사 참사가 난 이태원세계음식거리 해밀톤호텔 옆 경사진 좁은 골목에는 환자와 시민, 소방관, 경찰 등이 뒤엉켜 아수라장이 됐다.
긴급 출동한 소방관들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여기저기 쓰러진 사람을 하나씩 구조해 큰 도로로 옮긴 뒤 사활을 다해 심폐소생술(CPR)을 했다.
그 주변으로 구조대원과 경찰이 무전기 송수신을 하며 긴박하게 움직였다.
소방관과 경찰뿐 아니라 환자의 친구와 시민까지 의식을 잃은 사람들의 가슴에 심폐소생술을 하고 팔다리를 주무르며 멎은 숨을 돌아오게 하려 안간힘을 쏟았다.
인파를 뚫고 현장에 가까스로 도착한 구급차는 응급 환자를 부리나케 싣고 병원으로 내달렸다. 이곳저곳에서 울려 퍼지는 구급차의 높은 사이렌 소리가 귀청을 찢는 듯했다.
구조대원들이 위급한 환자를 먼저 옮기느라 일부 환자는 인도에 앉아 병원 이송을 기다려야 했다.
다친 다리를 응급처치받은 20대 남성은 “밤 10시30분쯤부터 사람이 밀려나기 시작하다가 10시40분부터 앞쪽에서부터 차례로 사람이 넘어지면서 5~6겹으로 쌓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골목 양쪽의 술집이나 클럽에 있는 사람들의 핼러윈 복장을 구경하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걸음을 멈추고, 또 어떤 사람들은 지나가려고 하다 보니 서로서로 부딪히며 일이 벌어졌다”고 했다.
바로 눈앞에서 사고를 목격하거나 도로에서 수십 명이 CPR을 받는 모습을 본 시민들은 충격을 받은 나머지 발걸음도 떼지 못했다.
현장에 있던 한 20대 여성은 “사람들이 층층이 쌓여 마치 무덤처럼 보였다. 어떤 사람들은 서서히 의식을 잃었고 몇몇은 이미 숨진 것처럼 보였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의 인명 피해는 2014년 ‘4·16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규모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인명 피해가 큰 만큼 정부가 사회재난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수습해나갈 지 주목된다.
특별재난지역은 자연 또는 사회 재난 발생으로 국가의 안녕 및 사회질서의 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거나 피해를 효과적으로 수습하기 위해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인정될 때 선포된다.
좌동철 기자
※ 제주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http://www.jeju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197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