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소극행정 감사원 지적 받고도 후속 입법절차 늑장

취약계층 위한 수도요금 감면 조례 개정 외면...2만4000여명 혜택 못받아
한권 도의원 행감서 지적...구만섭 道 행정부지사 "이건 좀 심했다 생각"

 

제주특별자치도가 취약계층 수도요금 감면 관련 소극행정으로 감사원의 지적을 받고도 관련 조례 개정 등 후속 절차 늦장 진행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제주도청 전경.

감사원은 올해 6월 ‘지방자치단체 소극행정 실태 점검’ 특정사안감사 결과를 발표했고, 제주는 수도요금 감면제도 미흡 등이 지적됐다.

환경부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대한 수도요금을 감면할 수 있도록 2010년 5월 ‘수도법’을 개정해 시행 중이다. 

하지만 이후 12년이 지나도록 제주도에서는 관련 조례 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무려 약 2만4000여명의 취약계층이 수도요금 감면 혜택을 받지 못했다. 

개정된 ‘수도법’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 장애인, 65세 이상 등 각 지자체가 요금 할인이 필요하다고 인정해 조례로 정하는 경우 수도요금을 감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같은 법 시행령에 따르면 수도요금 할인율 등 구체적인 사항은 지자체가 조례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제주도는 감사원 지적사항 관련해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수도조례 감면 규정 개정(안)을 마련하고 입법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문제는 25일 제주도 상하수도본부를 상대로 한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송창권, 더불어민주당·제주시 외도·이호·도두동) 행정사무감사에서 도마에 올랐다.

임정은 의원(더불어민주당·서귀포시 대천·중문·예래동)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 대한 수도요금 감면 근거가 마련됐는데도 제주도에서는 지금까지 이에 대한 고민이 없다”며 “지난 9월 상하수도 요금 인상과 관련된 조례가 만들어졌는데, 상하수도본부가 요금 현실화는 앞장서면서 취약계층 감면에는 10년 넘게 움직임이 없다”고 지적했다.

행감에 참석했던 구만섭 제주도 행정부지사는 “올해 보고를 받았고, 이런저런 사정이 있다고 하지만 이건 좀 심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강재섭 제주도 상하수도본부장은 “관련 조례 개정 검토 중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 대한 감면을 위해 보건복지부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복지부에서 관련 협의 신청을 내년 6월 30일까지 받고 있어서 이 협의 후 내년에 조례를 만들 예정”이라고 답했다.

 

김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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