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선 통폐합, 운행횟수 감축안...용역 공개 이후 운수 업체 '반발'
제주에 2017년 도입된 버스 준공영제의 비효율과 과다한 재정지원 등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용역이 버스업체 반발로 일시 중단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버스 노선을 개선하려던 제주특별자치도의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되고 있다.
제주도는 ‘버스 준공영제 성과평가 및 개선방안 용역’ 결과에 대한 권역별(6회) 공청회를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진행 중이었다.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노선이 늘어나고 운행버스가 증가하면서 버스 서비스가 확대됐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여러 면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현재 준공영 및 공영제의 총 노선수는 219개, 운행횟수는 1일 6926회, 투입된 버스는 794대(추자·우도 마을버스 제외)에 달하고 있다.
하지만 이용자 데이터(티머니 카드) 분석 결과 동서축과 번영로, 평화로 등에 노선이 집중되고 중복노선 문제가 드러났다. 또한 첨두시와 비첨두시 동일 배차 간격으로 비효율이 심화되고, 서귀포시 지선과 읍면지선, 관광순환버스, 심야버스 등은 1회 평균 이용객이 10명도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버스 1대당 인구수는 811명으로 전국 최저, 무료요금도 28.2%에 달했고 운행경비는 준공영제 이전 연간 109억원에서 982억원으로 급증했다.
버스당 운송원가도 다른 지역에 비해 높았다. 제주지역은 연료비와 버스회사 임원들의 인건비, 차량보험료가 서울 등에 비해 많았고, 버스보유대수당 재정지원금도 1억1500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에 따라 제주·서귀포시 간·지선 노선중복도 70% 이상, 대체노선 10개 이상, 환승통행량 10% 이하 노선 등을 통폐합하거나 운행횟수를 줄이는 방안이 제시됐다.
하지만 용역 결과가 공개된 이후 운수업체로부터 노선 감축안에 대한 반발했고, 결국 제주도가 업체와의 소통을 위해 용역 일시 중단을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한제택 제주도 대중교통과장은 10일 본지와 통화에서 “준공영제의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이번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며 “티머니 카드 데이터를 분석해 노선 통·폐합을 검토하고 개선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일부 업체에서 노선 통·폐합에 반발하고 있어 충분한 대화를 위해 용역을 잠시 중단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공청회 이후 용역을 마무리 하고 이달 말 준공영제 개선방안을 확정할 예정이었다. 이를 토대로 올해 말까지 실행계획을 수립해 내년 1월부터 단계적으로 준공영제 노선을 개선할 계획이었다.
향후 소통 과정에서 제주도와 버스업체가 의견차를 좁힐지 관심이 모아진다.
김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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