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직, 주차단속 권한없다는 판결에도 단속 업무 맡겨야 할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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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2022. 10. 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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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2심 승소에도...전보 발령은 '확정 판결 때까지' 판결에 '난감'
항소심 "도로교통법 상 주정차 단속 업무는 공무원만 할 수 있어"
현재 공무직 14명 단속 업무 중...단속 권한 없지만 대기 발령 내리지 못해

항소심 재판부가 제주시 공무직(무기계약직) 주차단속 요원들의 단속 권한은 없다는 판결에도 불구, 전보 인사에 대해서는 판단을 미루면서 제주시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제주시 공무직 주차단속 요원들이 현장에서 위반 차량을 적발하는 모습. 해당 사진은 기사와는 관계가 없음.

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해보면 지난달 28일 광주고법 제주제1민사부는 ‘공무직은 주·정차 단속 업무를 수행할 적법한 권한이 없다’고 판결을 내렸다.

도로교통법에 ‘공무원만 주차 위반 차량을 단속할 수 있다’고 명시한 점을 반영한 것이다.

사건의 발단은 2016년 12월 도 조례로 주·정차 단속 업무와 인력이 자치경찰에서 제주시로 재이관되면서 이들에 대한 자격 논란에서 시작됐다.

법제처는 ‘공무직의 주·정차 단속은 효력이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제주시는 복귀한 단속 요원 21명을 가로수 정비와 수도 검침 부서로 발령냈다.

그런데 이 중 14명은 타 부서 발령에 반발해 전보명령금지 가처분과 본안 소송을 제기, 2018년 가처분에 이어 2021년 1심 본안에서 모두 승소했다.

그런데 지난달 열린 2심에서는 공무직 단속 요원에 대한 제주시의 전보명령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공무원이 아닌 공무직은 위반 차량에 대한 이동 명령과 사진 촬영, 과태료 스티커 발부 권한이 없다고 현행법을 근거로 한 것이다.

그런데 2심 재판부는 공무직 14명에 대한 전보 발령은 ‘대법원 판결 확정시까지’로 주문했다. 즉, 공무직들의 단속 권한은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인사 발령은 최종 상고심의 판단에 맡긴 것이다.

제주시는 항소심에서 승소하면서 공무직 14명에 대해 대기 발령 또는 내근직 전환을 추진했지만, 인사 발령은 향후 대법원의 판단에 따르도록 하면서 최종 판결이 나올 때까지 이들을 단속 업무에 투입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제주시 관계자는 “2심은 공무직에게는 단속 권한이 없다고 판결하면서도 전보명령은 ‘판결 확정시까지’라는 주문이 나왔다”며 “공무직 14명은 외근직 현장 단속 업무를 계속 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단속 권한이 없는 공무직에게 또 다시 단속을 맡겨야 하는 아이러니한 일이 벌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제주도의회 현지홍 의원(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은 지난 7일 예결위 회의에서 “2심에서 제주시는 이겼지만 재판부는 공무직은 주차단속 권한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럼 지금껏 공무직을 통한 제주시의 주차단속은 모두 무효가 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올해 8월까지 제주시 공무직 14명이 적발한 주·정차 위반 행위는 총 1300여 건으로, 이들의 단속 업무와 과태료 부과에 대해 무효 처분 또는 소송이 제기될 수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답변에 나선 안우진 제주시 부시장은 “무슨 취지인지는 알겠다. 다만 그 부분에 있어서 법리적 검토와 변호사 자문을 구하는 중”이라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