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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부검해보니…새끼 품은 채 죽은 상괭이, 뱃속은 낚싯바늘 한가득

제주일보 2022. 7. 19.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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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역에서 죽은 채 발견된 상괭이와 남방큰돌고래 등 해양 포유류들의 폐사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부검이 이뤄지고 있다.

부검 결과 해양 포유류 대부분 사람이 쳐 놓은 그물에 혼획돼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새끼를 품은 채 죽은 상괭이 부검 모습.

제주대학교와 서울대학교 등 전국 8개 대학 수의학과 학생 등은 19일부터 22일까지 제주시 한림읍에 있는 한국수산자원공단 제주본부에서 상괭이와 남방큰돌고래, 바다거북 등 20여 개체에 대해 부검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부검은 제주 해역에서 죽은 채 발견된 해양 포유류들의 사인을 밝혀 제주 바다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인간이 바다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하기 위해 마련됐다.

첫날 오전에는 상괭이와 남방큰돌고래, 인도태평양상괭이 등 3개 개체에 대한 부검이 이뤄졌다.

죽은 상괭이는 지난해 12월 20일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에서 발견됐고, 부검 결과 길이 38.5㎝의 새끼를 품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상괭이는 식도와 폐에서 포말(거품)이 끊임없이 올라온 점에 미뤄 그물에 혼획돼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배 속에서는 기생충 여러 마리도 함께 발견됐다.

방파제와 갯바위 등에 부딪쳤는지 사체 곳곳이 상처로 가득했고, 골절된 부분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16일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에서 발견된 인도태평양상괭이 몸속에서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기생충과 함께 커다란 낚싯바늘 4개와 낚싯줄, 비닐 등이 나왔다.

 

연구팀은 인도태평양상괭이가 낚싯바늘을 삼켜 음식을 먹지 못해 쇠약해진 상태에서 그물에 걸려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도태평양상괭이 식도와 폐에서도 포말이 관찰됐다. 

이날 제주 해역에서만 서식하는 토착종인 남방큰돌고래에 대한 부검도 진행됐지만, 오후 3시30분 현재 정확한 사인은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김병엽 제주대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 교수는 “이번 부검은 상괭이와 남방큰돌고래 등 해양 포유류들이 지속적으로 폐사하면서 개체 수가 줄어 이에 대한 원인 규명을 위해 추진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번 부검은 폐사 원인을 밝히는 것도 있지만, 혼획에 따른 질식 말고도 질병 또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죽었을 가능성도 있는 만큼 살아 있는 개체들의 관리 방안 등을 세울 계기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대 고래·해양생물보전연구센터에 따르면 제주 해안에서 죽은 채 발견된 상괭이는 2020년 61건, 지난해 53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30마리로 집계됐다.

제주 해역에 120여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남방큰돌고래는 최근 6년간 한 해 평균 10여 마리가 폐사했다.

 

진유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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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내리는 18일 제주시 애월읍 한담해변을 찾은 관광객들이 우산을 쓰고 비를 맞으며 산책을 즐기고 있다. 고봉수 기자 chkbs9898@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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