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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팔도명물] 흙·불·인간의 혼이 빚어낸 한국적인 아름다움의 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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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2022. 4. 7.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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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 분청도자기…가락국 시대 가야토기서 유래
고려말부터 조선 중엽까지 제작…김해, 매년 축제 열어 성과 공유

 

임진왜란은 도자기 전쟁이라 불리기도 한다. 당시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도자기 만드는 기술이 현저히 떨어져 조선의 훌륭한 도자기 기술자들을 납치해 도자 기술을 습득했고 이렇게 만든 도자기들을 17세기 중엽부터 유럽으로 수출해 도자기의 나라로 명성을 얻었다.

분청사기는 태토로 형태를 만든 후 백토를 입히고 이 백토면에 그리거나 새기거나 긁어서 여러 방법으로 문양을 나타낸 다음 유약을 입히는 방법으로 만들며 주로 고려말부터 조선조 16세기 중엽까지 제작됐다. 사진은 도자기를 만들고 있는 모습. 사진=김해시 제공

김해는 조선시대 도자기 제작소로 궁궐에까지 진상했던 ‘감물야촌(甘勿也村)’이 상동면에 있은 데다 조선 최초 여성 사기장인 백파선이 임진왜란 때 남편과 함께 일본으로 끌려가 일본 도자기의 신으로 추앙받고 있을 정도로 고대로부터 도자 문화의 뿌리가 깊은 고장이다. 김해 상동면, 대동면, 생림면과 원도심 곳곳에서 7세기부터 조선후기까지 오랜 세월 형성된 토기, 분청사기, 백자 등의 요업지와 공납용으로 추정되는 분청사기 유물이 발견된다.

도자기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3가지를 보면 도자기의 몸체가 되는 좋은 흙(태토)이 있어야 하고 가마에 불을 땔 때 쓸 나무가 많으면서 물이 흘러야 하며 도자기를 이동 시켜 팔고 재료를 구입하기 쉽게 교통이 좋아야 한다.

김해지역은 대부분 산지로 이뤄져 좋은 흙과 깨끗한 물, 그리고 도자기를 구워낼 장작 같은 재료들을 쉽게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생산된 도자기는 소비자가 있는 지역으로 운송하기 위한 교통로와 바다, 강을 이용한 수송로가 확보돼야 하는데 김해지역은 산지를 가르는 물줄기와 도로를 따라가면 낙동강에 쉽게 다다를 수 있는 요건을 두루 갖추고 있다.

김해에 도자 문화가 발달했음은 조선시대에 편찬된 경상도지리지, 세종실록지리지, 경상도속차지리지 등 여러 문헌에 역사적 사실로 등장한다. 경상도지리지와 세종실록지리지 등에 따르면 김해는 도자기 생산지로 유명했다. 특히 분청사기는 조선전기 200년간 관청은 물론이고 서민에까지 두루 쓰인 가장 한국적인 도자기로 청자와 백자와는 다른 새로운 미학과 양식을 창출했다. 추상적이고 도안화된 문양은 오히려 추상화 등 현대 회화와 닮아 있어 도예 작가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자기로 평가받고 있다.

분청사기는 태토로 형태를 만든 후 백토를 입히고 이 백토면에 그리거나 새기는 등 여러 방법으로 문양을 나타낸 다음 유약을 입히는 방법으로 만들며 고려말부터 16세기 중엽까지 제작됐다.

고려말 나라가 혼란에 빠지자 국가의 보호를 받지 못한 청자 제작 기능자들이 전국으로 흩어져 소규모 도기를 제작했는데 이것이 분청사기 제작의 시초이며 김해지역은 가락국 시대(서기 42~532년)부터 가야토기가 유래돼 현재의 분청도자기까지 발전한 것으로 고증된다.

분청사기는 크게 일상생활용기와 의례용기로 나눌 수 있다. 일상생활용기로는 대접, 접시, 합, 호, 병 등의 식기류가 있으며 의례용기로는 탁잔, 보, 희준, 각배 등이 있으며 제작기법에 따라 다양한 문양이 표현되며 종류도 다양하다.

김해에는 분청사기의 발생기처럼 전국에서 자연스럽게 모여든 100여 명의 도예가들이 집단으로 거주하면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매년 이러한 성과물들을 공유하는 분청도자기축제가 열리는 등 우리나라 분청사기의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다.

대형 도자기 제작 시연 장면.

김해시는 분청사기로 대표되는 도예 자산을 중심으로 지난해 11월 유네스코 창의도시 ‘공예와 민속예술 분야’ 네트워크에 가입했다. 김해시는 경남도공예품대전에서 2000년부터 2021년까지 22년 연속 최우수 기관상을 수상했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 가입을 계기로 김해시는 도자창의산업 육성 프로젝트, 도자소공인특화지원센터와 분청도자전시판매관 중심의 도자 산업 육성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창의도시 네트워크 도예 작가 레지던시 프로그램, 국제여성도예인 포럼과 아트페어 등을 추진한다.

김해의 도자 문화와 산업을 느끼려면 진례면으로 가면 된다. 이곳에 관련 인프라가 집적돼 있기 때문이다.

 

분청도자박물관은 2009년 개관한 국내 첫 분청도자 전문전시관으로 전시관 외형은 한국 전통 찻사발을 형상화했다. 바로 옆에는 2021년 11월 문을 연 분청도자전시판매관이 있다. 다양한 도자기를 현장에서 판매하며 R&D 연구시설, 온라인쇼핑몰 스튜디오, 도자소공인특화지원센터, 도예인들에게 필요한 첨단장비를 갖추고 있다.

이어 주차장을 사이에 두고 건축도자를 표방하는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이 있어 전통도자와 현대도자를 연계해 관람할 수 있다.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은 2006년 개관한 세계 최초 건축도자 전문미술관으로 5000장의 도자 작품이 전시관 외벽을 감싸고 있어 건물 자체가 도자이고 건축이며 회화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매년 10월 하순경 진례 일원에서 분청도자기축제가 열린다. 가장 한국적인 미의 원형으로 평가받는 분청사기를 테마로 한 축제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김해시 관계자는 “흙과 불, 인간의 혼이 빚어낸 분청사기는 청자에서 백자로 넘어가는 중간단계인 15~16세기에 번성했던 생활자기의 하나로 투박하지만 형태와 문양이 자유롭고 표현이 분방하면서도 박진감 넘쳐 서민적이면서도 예술성이 뛰어난 도자기”라며 “김해에서 분청사기의 매력을 느껴 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경남신문=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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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왜란은 도자기 전쟁이라 불리기도 한다. 당시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도자기 만드는 기술이 현저히 떨어져 조선의 훌륭한 도자기 기술자들을 납치해 도자 기술을 습득했고 이렇게 만든 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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