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대생 휴학 신청을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승인하도록 허용하면서 내년 신입생과 진급하지 못한 올해 1학년생이 같이 수업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5일 제주대학교에 따르면 이 대학 의과대학(의전원 포함)생 중 휴학 신청을 한 학생은 1학기 176명, 2학기 210명이다. 제주대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이들에 대해 전원 휴학을 승인할 계획이다.
제주대의 경우 올해 휴학을 신청한 의예과 1학년 42명은 내년 3월 복학할 경우 신입생(70명)과 함께 수업을 들어야 한다.
당장 내년 새 학기부터 대폭 늘어난 인원으로 학사를 운영해야 하는 대학 입장에선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다.
제주대는 강의 시간 조정과 강의실, 실습 자재 확보 등에 나섰지만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공간 확보를 위한 건물 신축이 1년 만에 뚝딱 해결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시설과 교수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올해 입학한 1학년 학생들이 내년 3월 복학할 경우 수업의 질도 떨어질 것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교수진 확보에도 비상이 걸렸다.
제주대는 의대 정원 증원에 따라 교육부로부터 의대 교수 18명을 배정받음에 따라 오는 25일 채용 공고를 낼 계획이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의대 교수가 큰 폭으로 증원되면서 제주대를 포함해 지역 대학의 경우 교수 채용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내년에 얼마나 많은 의대생이 수업에 복귀할지도 변수다.
제주대 관계자는 “올해 휴학 신청을 한 의대생 200여 명 중 내년에 몇 명이 대학으로 돌아올지 가늠할 수 없다. 의예과 1학년의 경우 100% 복학한다고 가정할 경우 내년 새학기에 110명이 넘는 학생이 수업을 함께 들어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공간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의사 국가 시험 합격자는 예년의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실제로 올해 9월 시행된 의사 국가시험 실기에 347명만 응시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는 3212명, 2022년에는 3291명이 응시했다.
김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