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방큰돌고래 서식지 제주 김녕·대정 해역 12월 ‘해양생물보호구역’ 지정

해양수산부, 관계 부처 협의 마치고 12월 지정 계획
국내 유일 제주 연안 서식 ‘남방큰돌고래’ 생태 보호

 

멸종위기종인 제주 남방큰돌고래 서식지인 제주 연안이 올해 말까지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멸종위기종인 제주 남방큰돌고래 서식지인 제주 연안이 올해 말까지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될 전망이다. 제주일보 자료사진.

 

보호구역이 되면 돌고래 선박 관광, 풍력발전 개발, 해양생물 포획, 바닷모래·토석 채취 행위 등이 제한돼 돌고래 생태 보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오는 12월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해역(7.06㎢)과 서귀포시 대정읍 신도리 해역(2.36㎢) 등 2개 지역을 해양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이다. 두 지역은 남방큰돌고래가 자주 출현하는 곳이다.

정부는 보전 대상에 따라 해양생태계·해양생물·해양경관·해양습지 등에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해 왔는데, 남방큰돌고래 보호구역 지정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해양생물보호구역은 ‘웃는 돌고래’ 상괭이 보호를 위한 경남 고성군 하이면 인근 해역과 점박이물범 보호를 위한 충남 태안군·서산시의 가로림만 해역 등 2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제주 연안에서만 서식하는 남방큰돌고래는 제주 바다의 환경 상태를 알려주는 핵심종이다.

해수부는 남방큰돌고래를 보호하기 위해 2012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2019년 남방큰돌고래를 적색목록상 ‘준위협종’(취약종의 전 단계)으로 분류해 보호하고 있다.

남방큰돌고래 수명은 40년 이상으로, 5~15마리가 무리를 지어 생활한다. 몸길이 2.6m 내외로, 몸무게는 230kg 정도다. 등 쪽은 어두운 회색이며 배 쪽은 밝은 회색을 띈다.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개발과 매립, 선박 관광 등으로 서식지가 줄고 환경이 열악해지면서 개체수가 급감했다.

지난해 11월엔 생후 6개월 가량인 새끼 남방큰돌고래 ‘종달이’가 3ｍ 이상의 낚싯줄 등에 얽힌 채 유영하는 모습이 목격돼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제주 남방큰돌고래는 현재 100여 마리만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해양생물보호구역은 관할 시·도지사 및 지역 주민의 의견을 수렴한 뒤 관계 부처 협의를 거쳐 해양수산부 장관이 확정·고시할 수 있다.

해수부는 관계 부처 협의를 마치고 12월까지 새 해양생물보호구역을 고시한다는 계획이다.

진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