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9월 제주 기준 전년 대비 12% 증가한 3만7000명
60대 이상 취업자도 3개월 연속 10만명 유지하며 역대 최고
제주시 한 요양시설에서 일하는 이모씨(62)는 환갑을 앞두고 5년 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땄다.
이씨는 “자녀들이 직장을 다니며 안정적으로 돈을 벌고 있지만, 신세 지기 싫고 70대까지 일하고 싶은 마음에 노년에 맞는 일자리를 찾았다”며 “자식들이 육아에 부양 부담까지 짊어질까봐 힘 닿는데까지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일하는 노인들이 늘어나면서 제주지역 70세 이상 취업자 수가 역대 최다인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9월 제주지역 70세 이상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12% 증가한 3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7월·8월 역대 최고 수준인 3만6000명을 기록한 이후 지난달 또다시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60세 이상 취업자도 지난 7월 역대 최다 수준인 10만명으로 올라선 후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10만명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노후 준비는 물론 자식들에게 부양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은퇴 대신 일을 하는 고령층이 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일을 하고 있는 노인 비중은 2017년 30.9%에서 지난해 39%로 10% 가량 늘었다.
종사 직종은 단순 노무(33.0%), 농림어업 숙련노동 (20.3%), 서비스 종사자 (14.4%), 판매 종사자 (12.5%) 등 순이다.
경제적인 이유로 노동시장에 오래 남아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고령층은 늘고 있지만, 정작 이들을 위한 일자리는 저임금이거나 단기 일자리가 대부분인 상황이다.
실제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노인 일자리 사업 평균 임금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8월 기준) 사업 참여자 96만1978명 중 71만56명(73.9%)이 월 평균 40만원 미만의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일자리 사업의 가장 많은 부분(65.4%)을 차지하는 ‘공공형’의 경우 월 평균 임금이 29만원에 불과했다.
정부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예산을 확대하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대부분이 저임금에 머물러 있는 만큼 고령층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진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