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증가 전환 불구, 소비 감소세 올해도 이어져
팬데믹 이전 대비 내국인 실질소비 11%↑·외국인 61%↓
1인당 소비액 적은 크루즈 관광객 전체 40% 차지해
최근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폭증하고 있지만, 관광 관련 실물경제 지표 개선세는 미흡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과 비교할 때 물가 상승을 감안한 관광객 실질소비가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경제조사팀은 24일 ‘엔데믹 이후 제주지역 관광경기에 대한 평가 및 향후 여건 점검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한국은행은 제주관광공사로부터 받은 신한카드 사용액 데이터를 중심으로 관광객 소비 추이를 분석됐다.
제주 관광객 소비는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36.3% 감소했다가, 해외 여행 관광 수요를 흡수한 2021년 31.4%, 2022년 17.9% 각각 증가하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2023년에는 관광객 수가 감소세로 돌아서며 관련 소비도 8.2% 감소했다. 그런데 올 들어 관광객 수가 증가 전환됐지만, 관광객 소비 감소세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2019년 2분기 대비 올해 2분기 관광객 실질소비액은 18.9% 감소해 도민들의 소비 회복세(5.8%)에 비해 부진한 상태다.
같은 기간 관광객 수 감소(-6.1%)에 비해 실질소비 감소폭이 크게 나타나 1인당 실질소비가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 2분기 내국인 관광객 실질소비는 팬데믹 이전 대비 11.0% 늘었고, 외국인은 61.6% 감소해 최근 외국인 관광객 수 증가가 제주 소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역시 제한적이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액이 감소한 것은 1인당 소비액이 적은 크루즈 관광객이 팬데믹 이전 대비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올 2분기 기준 크루즈 관광객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40% 수준을 차지한다. 평균 체류시간이 8시간대로 짧고, 소비 여력이 크지 않은 60대 이상 비중이 높아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크지 않다.
이와 함께 내·외국인 소비 패턴이 코로나19 이전과 크게 달라지며 1인당 소비금액 변화도 뚜렷하다.
내국인 관광객의 경우 1인당 명목소비가 2~30대보다 4~50대 및 60대 이상에서 크게 증가했다. 업종별로는 음식점과 여가서비스가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외국인의 경우 팬데믹 이후 면세점을 중심으로 소매업 지출이 크게 줄었다.
한은은 “체류인원 기준 관광객 수를 적용할 경우 팬데믹 이전 대비 1인당 신용카드 이용액은 내국인은 141%로 확대된 반면 외국인은 51% 수준에 그쳤다”며 “팬데믹 이후 내·외국인별 관광객 1인당 소비금액 변화가 뚜렷한 만큼 달라지는 관광 트렌드 변화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