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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간 한라산 구상나무 숲 절반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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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2024. 9. 1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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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고지도와 현재 항공사진 비교 결과...562.4㏊ 감소

 

지난 100년 동안 한라산에 서식하는 구상나무 숲 면적이 48.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한라산연구부는 1910년대 일제가 제작한 조선임야분포도(朝鮮林野分布圖)와 현재 항공사진을 분석해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변화를 추적했다고 15일 밝혔다.

한라산 고지대에 분포한 구상나무 숲 전경.

 

연구 결과, 한라산 구상나무 숲 면적은 1918년 1168.4㏊에서 48.1%(562.4㏊) 감소해 2021년 606㏊로 나타났다.

구상나무 숲 면적은 지역별 차이도 보였다. 성판악 등사로 중심의 동사면은 연평균 0.58%씩 줄어 전체 감소 면적이 502.2㏊로 가장 크게 줄었다.

영실 일대(서사면)는 연평균 0.43%씩 줄어 전체적으로 58.0㏊ 감소했다. 큰두레왓 일대(북사면)는 연평균 0.24%씩 감소해 총 40.7㏊ 줄었다.

반면 방애오름 일대(남서면)는 38.5㏊ 증가했다. 연평균 0.97%씩 늘어난 셈이다.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감소는 자연적인 요인뿐만 아니라 목재 이용, 초지 활용 등 인위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기별로는 2000년대 들어 기온 상승과 태풍, 가뭄 등 기상 현상이 구상나무 숲에 큰 영향을 미치면서 2006년 이후에는 연평균 감소율이 1.37~1.99%로, 구상나무 숲 쇠퇴가 급격히 확인됐다.

한라산연구부는 제주지역 기온 상승이 가파르게 진행됨에 따라 한라산의 아고산 침엽수림의 생태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강석찬 세계유산본부장은 “구상나무 쇠퇴와 고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종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라산 고지대에 분포하는 구상나무는 1907년 프랑스인 에밀 타케 신부가 나무 표본을 미국 하버드대 아놀드수목원으로 보낸 것을 계기로 1920년대에는 ‘크리스마스트리’ 용도로 주목받으며 90종 이상 개량종이 나왔다.

구상나무는 제주 한라산과 지리산·덕유산 등 남부지방 아고산대에 사는 한국 고유종으로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다.

 

좌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