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김치찌개와 비빔밤 '1만원'...착한가격이 맞나요?

카테고리 없음

by 제주일보 2024. 4. 18. 08:53

본문

728x90

제주시 210곳, 서귀포시 86곳 등 총 296곳 '착한가격업소'
일부 식당 '평범한 업소'로 전락...세금으로 각종 인센티브
고물가 시대 맞아 선정기준 변경과 가격 차별화 필요

 

고물가시대에 착한가격업소들이 ‘착한가격’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7일 양 행정시에 따르면 착한가격업소는 제주시 210곳, 서귀포시 86곳 등 모두 296곳이다.

이들 업소 중 노형동의 한 중국음식점은 짜장면을 4000원에, 용담1동의 한 미용실은 컷트(성인) 비용을 5000원에 받았다.

6년 동안 짜장면을 4000원에 팔고 있는 업주는 “가격을 보고 찾아오는 직장인과 학생들이 많다”고 밝혔다.

이와 반면, 정상가격을 받는데도 착한가격업소로 지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김치찌개 1만원, 몸국 1만원, 돌솥비빔밤 1만원, 오리 한 마리 5만7000원에 팔고 있는 음식점 등이 그렇다.

제주시의 한 횟집은 활어회코스 1인 4만원, 서귀포시의 한 고깃집은 흑돼지 700g(그램)에 6만9000원을 받고도 착한가격업소 명패를 달았다.

한 사진관은 2인 사진촬영 기준 액자포함 12만원을 받았다.

착한가격업소에서 성게국 1만2000원, 삼계탕 1만3000원을 받는 것에 대해 일부 시민들은 “만원으로도 한 끼를 먹지 못하는데 선정을 잘못한 것 아니냐”며 “명패를 내려야할 업소를 제주도와 제주시는 홈페이지에서 홍보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가안정에 기여한다는 이유로 착한가게업소는 국민 세금으로 각종 지원을 받는다. 제주도와 양 행정시는 상수도요금을 비롯해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은 최대 1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도내 착업가격업소 1곳당 전기·가스요금 89만원을 비롯해 상수도요금 6만8000원(50t) 감면, 11만원 상당의 위생·방역 지원이 이뤄졌다.

시민들은 고물가 속에 정상가격을 받는 업소에 대한 지원 중단과 선정 기준 변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제주시 관계자는 “인근 업소와 동종 품목의 평균가격보다 저렴하고, 청결하고 서비스가 좋은 곳을 착한가격업소로 선정하고 있다”며 “100점을 기준으로 평가 배점을 보면 가격은 30점이지만 서비스는 40점, 위생은 25점으로 가격보다 친절도를 더 높이 보고 있다”고 밝혔다.

10년째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는 “식자재 가격부터 인건비, 전기요금까지 오르지 않은 것이 없어서 명패를 반납하고 가격을 올리고 싶은 심정”이라며 고물가 시대 착한가격업소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제주시는 지난해 12월 현장 점검에서 가격을 몰래 올린 업소 2곳과 영업을 중단한 3곳을 적발, 업소 지정을 취소하고 명패를 회수했다.

한편, 양 행정시는 다음달 17일까지 착한가격업소를 추가 모집한다. 올해부터는 연간 최대 공공요금 100만원 지원 외에 탐나는전 결제 시 포인트 12% 적립과 배달료 1건당 2000원 지원 등 인센티브가 제공된다.

도내 착한가격업소는 2022년 216곳, 지난해 257곳, 올해 3월 현재 296곳이다. 제주도는 외식 물가와 개인서비스 요금 안정을 위해 향후 350곳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좌동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