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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해녀 사라지는데 진입 장벽 높다…신규 양성계획 수립·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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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주일보 2024. 4. 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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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제주해녀가 3000명 선마저 무너지며 급속도로 줄고 있지만, 신규 해녀 진입장벽은 높아 해녀어업 명맥이 끊길 우려를 낳고 있다.

 

1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제주해녀 수는 1970년 1만4143명, 1980년 7804명, 1990년 6827명, 2000년 5789명으로 줄었다.

2010년에는 4995명으로 감소했고, 2017년 3985명으로 줄며 7년 만에 3000명 선으로 주저앉았다.

이후에도 해녀 수는 계속 줄어 지난해 2839명으로, 3000명 선마저 붕괴했다.

고령으로 은퇴한 해녀도 2021년 93명, 2022년 76명에서 지난해 238명으로 많이 증가했다. 고령 은퇴 해녀가 급증한 것은 3년간 지원되는 은퇴 수당이 기존 월 30만원에서 지난해부터 50만원으로 늘고, 지원 연령도 80세에서 75세로 낮아진 데 따른 것이다.

반면 신규 해녀는 2021년 40명에서 2022년 28명, 지난해 23명으로 감소했다.

신규 해녀가 늘지 않는 이유는 진입장벽이 높기 때문이다. 신규 해녀가 되려면 어촌계에서 받아줘야 하는데 도내 103개 어촌계별로 가입 기준이 다르고,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의 인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인턴 기간에는 잠수복 지원도 안 되고, 물질 수입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녀가 되기 위해서는 수협과 어촌계에 가입해야 하는데 수협출자금으로 200만~800만원, 어촌계 가입비로 200만~100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일부 어촌계는 해상풍력과 양식장은 물론, 해안변의 각종 개발행위에 따른 보상비 적립과 해녀 식당, 부동산 등 자산을 축적하면서 여기서 나온 소득을 회원들이 공동 분배하고 있어 신규 해녀 유입 시 이익 감소를 우려해 회원을 늘리지 않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제주해녀어업의 명맥을 잇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규 해녀 양성 추진계획을 확정, 5대 전략과 11개 세부 과제, 26개 세부 사업을 집중 추진한다. 

주요 내용을 보면 제주도는 신규 해녀 진입장벽 완화 등을 위해 기존 해녀와 인턴 해녀 간 1대 1 멘토링 운영을 통해 인턴 해녀가 해녀공동체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물질 기술과 해녀공동체 문화 전수를 지원한다.

또 기존 해녀에게는 어업 외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신규 해녀 가입 우수 어촌계에는 인센티브를 확대한다. 

이와 함께 신규 해녀 유입 경로가 해녀학교인 만큼 해녀학교 직업해녀 양성반 교육과정을 표준화하고, 동부지역에 해녀학교 추가 설립 등 신규 해녀 양성 기반을 강화한다. 

아울러 신규 해녀 초기 정착금 지원 연령을 현재 40세 미만에서 50세 미만으로 확대하고, 인턴 해녀에게 잠수복 등을 지원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제주도 관계자는 “예비 해녀의 경우 어촌계 어업 실적 확보와 적응 기간 장기화로 중도 포기자가 다수 발생함에 따라 관계기관 협업으로 수협과 어촌계 가입 절차도 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진유한 기자